1928년 파나마시티에서 태어나서 외교관인 아버지를 따라 몬테비데오, 리우데자네이루, 워싱턴, 산티아고, 부에노스아이레스 등 유럽과 아메리카 곳곳을 옮겨 다니며 성장했다. 애국심이 강했던 부모는 그가 모국어를 잊지 않도록 집에서는 스페인어만 사용하게 했고, 멕시코 역사에 관한 책들도 읽도록 교육했다.
다양한 문화와 정치적 교양을 쌓으면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열여섯 살 때 조국으로 돌아왔지만, 직접 본 멕시코의 현실은 그가 책에서 공부한 것보다 훨씬 더 암울했다. 멕시코 국립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으나 공부보다는 친구들과 어울려 술을 마시며 멕시코 역사와 현실에 대해 토론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아우라>를 비롯해 <아르테미오 크루스의 최후>, <라우라 디아스의 세월> 등의 작품에는 자신이 고민해 온 멕시코의 정체성에 대한 성찰이 녹아 있다. 또한 발표하는 작품들은 모두 완벽한 구조와 실험적인 형식으로 평론가들에게 찬사를 받았으며, 멕시코 국가 문학상, 세르반테스 문학상 등 스페인어 작가들이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상들을 휩쓸었다.
소설가, 희곡 작가, 문학 비평가, 시사평론가, 외교관, 교육자 등 다양한 직업을 넘나들며 재능을 발휘했으며 1974년에는 프랑스 주재 멕시코 대사로 임명되기도 했다. 오늘날까지도 꾸준히 작품을 발표하고 정치적 발언을 소신 있게 개진하는 그는 라틴아메리카를 대표하는 작가이자 지식인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