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벨 아옌데 (1942.08.02)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와 더불어 가장 뛰어난 중남미 소설가로 알려진 이사벨 아옌데는 1942년 페루의 수도 리마에서 태어났다. 어려서 아버지가 행방불명이 되어 어머니와 함께 외할아버지 댁에서 살다가, 어머니의 재혼 이후 외교관인 의붓아버지를 따라 세계 곳곳을 다니며 자랐다. 17세 이후부터는 산티아고에 정착하지만 대학 진학은 포기하고 직업을 선택하여 그때부터 언론계에 종사했다. 그녀의 삼촌이었던 살바도르 아옌데 대통령의 좌파연합정부가 피노체트의 쿠데타에 의해 무너진 후 그녀의 활동은 급격히 제한을 받게 되며, 마침내 1975년 베네수엘라로 떠났다. 1982년 <영혼의 집>으로 문단에 등단함과 동시에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아옌데는 잇달아 <사랑과 그림자에 대하여>(1984), <에바 루나>(1987)를 발표하며 중남미 역사의 흐름 속에서 여성 해방의 길을 제시하려는 페미니즘 작가로 인정받았다. 첫번째 단편집 <에바 루나의 이야기들>(1989)에서는 <아라비안 나이트>를 연상시키는 형식적 틀 안에 자신의 총체적 문학관, 중남미의 정치, 사회 전반에 관한 혜안을 과시하였다. 다섯번째 작품인 <영원한 계획>(1991)에서는 중남미가 아닌 미국을 배경으로 1930년대의 세계 공황부터 1980년대 후반까지의 격동기를 보여주었다. 그녀의 작품들은 처녀작 <영혼의 집>부터 <운명의 딸>(1999)에 이르기까지 전세계적으로 수백만 부가 팔리는 베스트셀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