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하시는 부모님과 TV가 없던 환경, 여기에 내성적인 성격까지 책을 좋아할 만한 완벽한 조건을 가지고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무언가 읽고 시간을 보내야 하는 상황에서 닥치는 대로 글을 읽으며 자랐다. 뜻도 모른 채 《일리아스》 같은 고전을 읽었고, 나중에는 국어사전과 전화번호부까지 펴들었다. 지금도 전화번호부 맨 앞에 나온 가씨 성의 이름을 기억한다. 이후 옆집에 살던 대학생 형들의 방을 치워주는 조건으로 책을 빌려 읽으면서 책 중독자의 길로 들어섰다.
대학 졸업 후 10년간 대기업의 IT 부서에서 일하던 중 일과 돈의 노예가 된 자신을 발견하고 ‘좋아하는 일을 이기적으로 해보자’고 마음먹었다. 하루아침에 백수가 된 뒤에는 출판사와 헌책방을 기웃거리며 어깨너머로 일을 배웠다. 2007년 여름, 드디어 서울 은평구 응암동 어느 골목길에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을 열었고,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 책처럼 생긴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니라 책 안에 있는 가치도 나누는 곳이라는 생각으로 조금은 편협하고 엉뚱하게 책방을 운영하고 있다. 마을 문화와 골목길 문화를 살리는 데 관심이 많고, 늦은 밤이나 새벽에 책 읽는 것을 즐기며, 영국 작 가 루이스 캐럴 자료를 수집하는 데 열을 올리기도 한다. 지은 책으로는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과 《심야 책방》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