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세종대왕은 해례본에서 한문으로 인해 말과 글이 유통이 안 되고 한자를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이 유통이 안 되는 언어 모순을 바로잡기 위해 훈민정음을 만들었다고 선언했다. 바로 한글은 사람 중심으로 보면 다양한 계층이 유통이 되게 하는 그런 문자였고 실제 그런 역할을 하였다. 그런데 사람 사이의 유통을 촉발하게 하는 촉매제 역할을 한 이들이 지배층 여성, 곧 왕실 여성들과 양반가의 여성들이었다.

조선시대 한글 발전에서 여성의 구실은 절대적이었다. ‘암클’이란 말은 그런 절대성에 대한 징표의 말이며 상징적인 말이고, 한글과 여성을 함께 낮게 보았던 양반 사대부들을 비판하는 역설의 말이다. 

양반 남성 지식인들은 조선말까지 한글을 지식 실용화 도구로 전면화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 18, 19세기 정약용, 박지원, 박제가와 같은 실학자들조차 한글 사용을 거부했을 정도였다. 성리학 교조주의와 한자 보편주의 때문이라는 것은 알지만 “그래도 20세기까지 설마 그래도”라는 의문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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