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책소개 

달팽이 박사이자 텃밭 가꾸는 박사로 잘 알려진 권오길 선생의 ‘우리말에 깃든 생물 이야기’ 5권. 이 시리즈는 인간을 비롯해 동식물을 연구하면서 얻은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말에 깊숙이 스민 생물의 어원과 특징을 제대로 담아낸다. 옛사람들의 재치와 해학이 담긴 속담과 관용어를 자세히 살펴보면 생물의 특징과 관련한 우리말의 어원을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소나무가 무성하니 잣나무도 기뻐한다”는 속담이 단적인 예다. 가까운 친구나 자기편이 잘되는 것을 좋아함을 이르는 이 속담은 단순히 소나무와 잣나무가 서로 비슷하게 생긴 데서 나온 말로 이해하고 넘기기 십상이지만, 저자는 여기에 친절한 생물학적 설명을 덧붙인다. 즉 소나무와 잣나무는 둘 다 잎이 바늘처럼 뾰족한 침엽수라 구별하기가 어렵지만, 바늘잎이 2~3장이면 소나무, 5장이면 잣나무이니, 속담을 통해 나무를 잘 모르는 일반 독자들이 소나무와 잣나무를 쉽게 구별하는 상식까지 얻게 되는 셈이다.

나아가 저자는 “매화를 보다”라는 속담이 ‘똥을 누다’가 되는 이유를 옛 궁중의 화법에서 찾아보고, 자주 혼동하는 ‘번데기’와 ‘굼벵이’의 차이를 “번데기 앞에서 주름 잡는다”는 되지만 “굼벵이 앞에서 주름 잡는다”는 틀린 표현이 되는 이유와 함께 설명한다. 주변 곳곳에 서식하는 생물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과 세밀한 관찰력, 그리고 따뜻하고 유려한 문체가 돋보이는 수필 같은 교양 과학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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