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책소개


지명은 옛 선인들의 생활, 문화, 역사, 지리, 언어가 반영된 산물

한국의 지명은 우리말을 적을 문자가 없어 고유어 지명을 한자의 음과 훈을 빌려 표기한 지명이 많다. 이런 과정에서 정확한 음과 훈을 가진 한자를 빌려 표기하지 않고 비슷하면서도 좋은 의미를 가진 글자로 음차, 훈차 표기했기 때문에 난해한 지명이 된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흙다리-鶴橋’는 土橋로 표기하면 알기 쉬운데 ‘흙’의 옛 표기인 ‘?’과 음이 비슷한 ‘鶴’을 빌려 미화 표기되었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런 난해한 지명을 풀이하기 위해서 “내가 옛 사람이라면 어떻게 짓고 불렀을까” 하고 늘 생각했다. 그 결과 다음의 실마리를 떠올리게 되었다. 초목만 무성한 대지에 우뚝 선 돌(石)은 1차적 소재로, 적을 방어하기 위한 담이나 목책, 성(城)은 2차 소재, 진퇴를 반복하는 전쟁 상황에서 여러 곳을 감돌아 흐르는 물줄기는 해당 지역을 통합 이해하는 중요한 지리적 정보였으니 3차 소재로 생각했다. 이런 지명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이들 소재가 한국지명의 기반임을 알게 되었고, 마치 하나의 줄기를 들추면 여러 개의 고구마가 딸려 나오 듯 여러 지명이 풀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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