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사민필지』는 미국인 선교사 호머 헐버트(Hulbert, H.b., 1863~1949)가 육영공원(育英公院) 교사로 일하던 1891년에 간행하였습니다. 한글이 창제된 지 450여 년이 지났지만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던 시절, 헐버트는 순한글로 『사민필지』를 저술하였습니다. 이는 1896년 최초의 순한글신문인 독립신문을 발간한 것보다 앞선 기록입니다. 

(중략)

『사민필지』는 인문지리서이지만 천문지리에 대한 기술도 포함되어 과학적 사고를 키우는 데 이바지하였습니다. 발간 후 배재학당 등 여러 학교의 지리교과서로 사용되면서 세계지리와 천문지리에 대한 지식이 청년들에게 보급되었고 당대의 지식층도 『사민필지』의 가치를 인정하여 1895년에는 대한제국의 학부에서 한문본으로 번역하기도 하였습니다. 

한글판 『사민필지』는 모두 3종으로 초간본, 1906년과 1909년에 간행한 개정판이 현존하고 있으며 본 자료에 쓰인 자료는 초판으로 그동안 연구 자료로 일부 활용되었으나 유물 이미지와 원문, 현대어를 모두 공개하는 것은 이 번이 처음입니다. 본 총서에서는 유물 이미지와 원문, 현대어와 함께 국어사, 문화사 분야의 논고 4편을 수록하였습니다. 또한 일반인들도 『사민필지』에 담긴 세계지도와 옛 한글 지명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부록을 제작하여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고자 하였습니다. 이 책을 통해 19세기 말의 우리말을 살펴보고 서지학, 지리학, 문화인류학 등의 관점에서 『사민필지』의 의의를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본 서 발간사 내용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