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이 책은 일본의 레터프레스 공간 탐방기이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활판 인쇄 문화는 다르면서도 비슷했다. 일본은 한자어를 쓰는 탓인지 레터프레스라는 용어보다는 대부분이 活版 印刷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었고 이 문화를 바라보는 시각과 대하는 태도가 무척 다양했다. 

일본에서는 활판 인쇄 문화가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100년 넘게 활자를 주조하여 판매하고 있는 활자점을 비롯해 아직까지 실제 활자를 이용해 책을 만드는 공방이 존재하고 이 문화에 관심있는 젊은이들이 폐업하는 인쇄소 장인 선생님들께 기계와 기술 물려받아 자기 나름대로 재해석하여 활판 인쇄 문화를 이어가고 있다. 물론 일본도 한때는 이 분야에 대해 관심이 많지 않던 시절이 있었고 아직도 이 업을 통해서만 먹고 사는 것을 온전하게 해결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몇 년 전부터 일본은 '붐(boom)'이라는 단어가 활판인쇄를 뜻하는 레터프레스 단어와 세트로 해서 '레터프레스 붐'이 일고 있다. 

우리가 인터뷰를 진행한 곳은 어떠한 면에서 ‘정석이다, 최고다’ 라고 할 수 있는 곳이 있는가 하면 우리와는 많은 다른 느낌으로 이 문화를 바라보고 대하는 곳도 있었다. 최고의 곳을 고집하기 보다는 이처럼 그들이 가지는 다양한 시각과 태도를 담았다. 일본의 독립서점 문화가 우리나라 독립서점 및 동네책방 문화에 엄청나게 많은 영향을 주었듯이 일본의 활판 인쇄 문화도 우리에게 많은 울림이 되지 않을까 싶다. 우리의 책방 문화가 그들의 문화를 그대로 답습하는 듯했지만 그 안에서 우리만의 결을 찾아내었듯 활판 인쇄 문화 또한 그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