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알레고리 문학의 대표작이자 다양한 상징을 포함하고 있는 존 번연의 『천로 역정』이 을유세계문학전집 103번째 작품으로 출간되었다. 
『천로 역정』은 영국 근대 소설의 발전에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한때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힌 작품으로 당시로서는 이례적으로 단기간에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본 도서는 종교적 의미를 강조한 기존의 번역서와 달리, 작품이 지닌 문학성에 좀 더 초점을 맞춰 번역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1678년에 초판이 출간된 『천로 역정』은 존 번연이 1688년에 사망하기 전까지 11판을 찍은 베스트셀러였다. 이 작품이 독자들에게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은 종교적 감회와 전도라는 기본 목적에 충실하면서도 저자가 현명하게 대중적인 이야기 구조를 택했기 때문이다.
 『천로 역정』은 인기 있던 기사도 이야기와 꿈 이야기가 합쳐진 알레고리 구조의 작품이다. 기사도 이야기는 기사의 모험을 여정 형태로 서술하면서 반복적으로 적과 싸운다. 
이때 용이나 거인 같은 괴물 또는 초자연적인 악이 적으로 등장해서 독자의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주인공은 온갖 시련을 이겨 내고 결국 자신의 목적을 이루게 되는데, 이러한 영웅의 성장 과정은 현대에도 사랑받는 이야기 구조 가운데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