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20세기 후반에 이르러서 전 학계는 이른바 언어학적 전향의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는데, 이런 계기가 마련된 것은 물론 촘스키의 변형생성문법이론의 등장이었다. 그러니까 쉽게 말하자면 이때로 와서는 언어학자는 더 말할 나위가 없고 철학자나 심리학자, 뇌생리학자, 인공지능학자와 같은 다른 영역의 학자들도 그의 언어나 문법이론의 장단점을 이해하는 데 적지 않게 신경을 쓰게 된 것이다. 그런데 사실은 그의 언어나 문법이론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는 최소한의 언어학사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 크게는 어떤 언어이론이든지 간에 오늘날에 특별히 빛을 보게 된 것은 지난 2500년에 걸친 긴 역사의 배경이 있기 때문이고, 작게는 그 자신의 말대로 그의 언어이론은 19세기의 언어철학자인 데카르트의 그것을 물려받은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목적에 다소나마 이바지할 수 있는 책을 쓰겠다는 것이 이 책을 쓰게 된 나의 첫 번째 동기였다. 언어란 원래가 인간 고유의 종 특이적인 특성인 데다가, 어떤 의미에서는 인간의 문화나 문명을 그 동안 내내 이끌어온 기구이기에, 이것에 관한 연구의 궤적을 알아보는 것은 언어학을 전공하는 사람들에게는 물론이고, 일반적인 학문의 발전 과정에 대한 교양적 지식을 얻으려는 사람들에게도 일종의 필수적인 과제였다. 그런데 현실적으로는 이런 용도로 쓸 수 있는 책을 발견하는 일부터가 문제였다. 결국에 이런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려는 것이 이 책을 쓰게 된 동기인 셈이다.

[예스24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