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老乞大』와 『朴通事』의 언해서는 한국어와 중국어의 언어변화 과정을 잘 파악할 수 있는 자료 『老乞大』와 『朴通事』의 언해서는 다른 문헌들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자료적 가치와 독특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이 문헌의 간본들은 중국어 회화 교재이기 때문에 문어적인 문헌과는 달리 생생하면서도 현실적인 언어 자료를 보여 주며, 동일한 내용에 대해서 일정한 기간을 두고 改修하여 여러 차례 간행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시대에 따른 간본들의 비교를 통하여 언어변화의 과정을 잘 파악할 수 있다. 따라서 이 문헌의 간본들은 중국어 注音 표기를 대상으로 한 중국어음운사 연구, 중국어 원문을 대상으로 한 어휘사나 문법사 연구 등 중국어사의 측면에서 많은 주목을 받아 왔다. 또한 중국어 주음과 언해 부분은 한국어사 연구에도 중요한 자료로 사용되었다. 『老乞大』와 『朴通事』 언해서의 체재는 구절 단위로 중국어의 원문을 먼저 쓰고 그 아래에 두 줄로 된 언해문을 붙이며 둘 사이의 경계는 동그라미로 표시하는 방식으로 되어 있는데, 특히 중국어 원문의 각 한자 밑에는 訓民正音으로 좌우에 중국어의 발음을 표시하였다. 이 책에서는 『老乞大』와 『朴通事』의 언해서에 나타난 부분 중에서 각 한자 아래의 좌우에 표기된 중국어음을 대상으로 하여 좌측음과 우측음 표기를 표기의 체계와 성격이라는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이러한 논의의 기초 위에서 이 문헌의 간본들에 반영된 근대중국어의 음운 체계와 음운 변화 및 방언 배경의 문제 등에 대하여 논의하였다. 특히 저자는 『老乞大』와 『朴通事』의 언해서에서 각 한자 밑의 좌우에 나란히 표기한 두 중국어음 표기의 성격과 관계를 규명하는 데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최초의 간본인 『飜譯老朴』의 좌우음 표기에서 좌측음은 『通攷』 속음의 정밀한 표기방식에 기반을 둔 중국어 규범음이고 우측음은 중국어를 배우는 사람들의 학습을 위해 일반적인 한글 표기방식에 의거하여 만든 중국어 현실음인데, 『老乞大』와 『朴通事』 언해서의 좌우 중국어음 표기에서는 표기의 정밀도 차이와 음운의 기원을 적절하게 제시하여 중국어 학습에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였다. 따라서 우측음과 함께 좌측음의 표기 특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만 이 책이 반영하고 있는 중국어음의 모습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며, 이러한 관련 논의는 『老乞大』와 『朴通事』 언해서의 중국어음 표기가 가진 음운사 자료로서의 가치와 의미를 밝히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