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어렵다거나 복잡하다는 것이 한국어의 어문 규정을 대하는 이들이 가지고 있는 일반적인 생각인 듯하다. ‘한글맞춤법’이나 ‘표준어규정’, ‘외래어표기법’과 ‘로마자표기법’ 등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그러한 생각이 그리 잘못된 것이 아닌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일단 규정이 안고 있는 내용이 많은 것이다. 
어문 규정이 자주 바뀌는 것 같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이들도 적지 않아 보인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한글맞춤법’이나 ‘표준어규정’, ‘외래어표기법’과‘로마자표기법’이 있기까지의 과정을 보면 언어 현실과의 거리를 줄이기 위하여 꾸준히 수정되고 보완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규정의 많은 내용은 여전히 어렵고, 복잡하며, 자주 바뀌는 듯이 여겨지는 규정의 상당수는 언어 현실과 거리를 두고 있다. 그를 새로이 학습해야 하는 학습자는 물론 가르치는 교사에게도 큰 부담이 되고 있는 것이다. 
본서는 그러한 부담을 덜어보고자 하여 준비되었다. 먼저 어문 규정이 취하고 있는 기본적인 태도와 원리를 이해하고, 학습에 필요한 내용을 가려 보다 쉽게 어문 규정에 다가설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특히 어문 규정의 항목들을 살펴 교육에의 적합성 여부를 판단하고, 규정에 담긴 용례들을 하나하나 살펴 한국어 교육용 어휘로서의 적절성 여부를 가려보았다. 그를 위하여 규정 자체에 대한 검토와 대안 제시를 꾀하기도 하였고, 용례에 소개된 구체적인 항목들에 대한 현실성이 있는지의 여부를 검토하기도 하였다. 현실적인 내용이 교육될 수 있도록 도모한 것이다. 
규정 자체에 대한 교육에서는 현행 규정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인식하고 그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였지만, 한국어교사의 입장에서는 현행 규정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가지고 있어야 교육 현장에서의 규정 관련 문제 제기에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도 염두에 두고자 하였다. 설명 과정에서 한국어 교육 과정에서의 경험을 통하여 도출된, 학습자들이 부담스러워 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설명을 꾀한 것은 교육 현장에서의 필요에 부응하고자 한 것이다. 
그렇지만 본서에 규정 자체를 담지는 않았다. 책의 크기가 가지는 경제적인 부담을 줄이고자 한 조처이다. 구체적인 규정 자체를 구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사실은 규정 자체를 덜어내면서 가질 수밖에 없었던 심리적인 부담을 덜어주었다. 규정 자체에 대하여 규정 입안자의 입장에서 다루고 있는‘보정 한글맞춤법강의(신구문화사)’는 본서를 이해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규정 수록을 배제한 대신에 규정에 관련된 ‘연습문제’ 몇몇을 제시하고 그에 대한 해설을 덧붙였다. 학습 내용에 대한 보충이라든가 그를 응용한 문제의 출제 등에 활용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글맞춤법’에 제시된 용례에 대하여 현대 한국어 어휘 사용 빈도 조사 결과를 통하여 검토한 결과와 표준어 규정에서 다루고 있는 용례에 대하여 한국어 교육용 어휘 목록에서의 급수 대조를 통하여 목록을 부록으로 제시한 것은 한국어 교육의 교육과정이나 교재 등에 어문 규정을 반영하고자 할 때에 참고가 되리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사실, 한국어의 어문 규정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를 인식하고, 한국어교육 현장에서 당면하고 있는 어려움을 덜어보고자 하는 의도를 가지고 본서를 준비한 것은 여러 해 전이었다. 본서의 준비 과정을 알고 계셨던 분들의 기대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모습일 수 있겠다. 한국어 교육 현장에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이다. 일반인들에게도 간결하고 그리하여 부담이 적은 어문 규정이 필요 할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본서의 내용을 깁고 보태어 일반인들의 언어생활에도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번에는 그러한 시간이 그리 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2019년 6월 15일 
 한 재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