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여성 인물을 통해 만나는 조선 사회. 책에서 소개하는 인물들은 어우동, 장녹수, 혜경궁 홍씨, 허난설헌, 황진이 등 이미 잘 알려진 여성이 있는가 하면 신태영, 신천 강씨, 이숙희, 남평 조씨, 계월향, 한계 등 아마도 첫 대면에 가까운 낯선 여성이 더 많다. 공적 공간에서 아웃사이더였으나 가족의 중심에 서 있던 여성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어떤 방식으로 삶을 꾸려 나갔을까? 

 '너머의 역사책' 4권으로, 조선 시대를 살았던 25인의 여성과 무명의 여성들에 대한 해석을 담았다. 저자가 시종 고민을 놓지 않은 지향점은 두 가지다. 하나는 그저 여성 인물을 소개하는 작업이 아니라 여성 인물을 통해 조선 시대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 어떻게 다르게 읽을 수 있는지의 고심이었고, 다른 하나는 조선 시대의 여성에 대한 다양한 해석의 스펙트럼을 여는 것이었다.

왜 조선은 정절을 요구하면서도 첩에 대해 관대했는지, 학문하는 여성들의 계보는 어떻게 이어졌는지, 왕실 여성들의 야망과 희망이 어떻게 굴절되는지, 계월향이 분단국 대한민국에서 왜 잊힌 존재가 되는지, 길쌈보다 공부를 좋아한 이숙희가 왜 열녀의 길을 걷고자 했는지. 각종 기록을 토대로 하여 기록 외적 사실을 밝히는 저자의 질문을 따라가 보면 그동안 간과했던 역사상을 만날 수 있다.